보청기 처음 사용할 때 꼭 알아야 할 것
"보청기를 드디어 샀는데, 뭔가 이상해요." 매일 상담실에서 듣는 말입니다. 처음 보청기를 착용하면 낯설고 불편한 게 당연합니다. 오늘은 15년간 수천 분을 상담하며 정리한, 보청기 처음 사용하실 때 꼭 아셔야 할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.
보청기를 끼면 바로 다 잘 들리나요?
아닙니다. 이게 가장 중요한 사실입니다. 안경은 쓰는 순간 바로 선명하게 보이지만, 보청기는 다릅니다. 우리 뇌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소리들을 다시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.
보통 3개월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. 처음 1~2주는 하루 2~3시간만 조용한 집에서 착용해 보세요. 그다음 2주는 4~5시간으로 늘리고, 한 달쯤 지나면 외출할 때도 함께 나가시면 됩니다. 급하게 서두르면 오히려 불편해서 서랍에 넣어두게 됩니다.
"에어컨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요", "발소리가 거슬려요" 이런 반응은 정상입니다. 그동안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. 2~3주 지나면 뇌가 자동으로 중요한 소리와 배경 소리를 구분하기 시작합니다.
소리가 이상할 땐 어떻게 하나요?
크게 두 가지 경우입니다. 하나는 아직 적응 중이라 낯선 것이고, 다른 하나는 정말 조절이 필요한 경우입니다.
이럴 땐 센터를 다시 방문하세요:
- 말소리는 안 들리는데 주변 소음만 큰 경우
- 귀가 아프거나 압박감이 사흘 이상 계속될 때
- 삐- 하는 피드백(하울링) 소리가 자주 날 때
- 배터리가 하루도 안 가는 경우
보청기는 최소 3~4번은 재조정이 필요합니다.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고, 여러분이 느끼는 불편함을 토대로 청각사가 미세하게 조율해 나가는 겁니다. "이 정도면 참아야지" 하지 마시고, 솔직하게 말씀하셔야 내 귀에 맞는 소리로 바뀝니다.
매일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?
복잡하지 않습니다. 딱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.
첫째, 매일 저녁 부드러운 천으로 닦기. 귀지와 땀이 쌓이면 고장 원인이 됩니다. 물티슈는 안 됩니다. 알코올 성분이 플라스틱을 상하게 합니다. 센터에서 주는 전용 천을 쓰세요.
둘째, 밤에는 보청기 문을 열어두거나 케이스에 보관. 습기를 날려야 오래 씁니다. 건조 케이스가 있으면 그 안에 넣어두시면 됩니다.
셋째, 배터리는 여분을 항상 챙기기. 충전형이라면 매일 밤 충전, 공기전지형이라면 일주일에 한두 번 교체합니다. 갑자기 소리가 약해지거나 끊기면 대부분 배터리 문제입니다.
샤워·세수할 땐 무조건 빼야 하고, 헤어스프레이나 염색약도 피해야 합니다. 방수 기능이 있어도 물에 직접 닿으면 안 됩니다.
결국 가장 중요한 한 가지
보청기는 도구입니다. 망치를 사도 못질을 배워야 하듯, 보청기도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. 처음 며칠 불편하다고 포기하지 마시고, 최소 한 달은 꾸준히 착용해 보세요.
그리고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 물어보세요. "이런 것까지 물어봐도 되나" 싶은 질문이 사실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. 혼자 끙끙 앓다가 서랍에 넣어두시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.
보청기 적응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02-389-6999로 편하게 문의 주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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